그나마 반도체에 대해 (다른 것보다야...) 잘 알고 있는만큼, 반도체에 관해 언젠가는 정보 글을 써 봐야지 하는 생각을 오랫동안 가져 왔고, 그럴 계획에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유익한 글을 하루아침에 쓴다고 알찬 내용으로 이해가 쉽게 쓸 수 있는 노릇도 아니고 하니
일단은 가벼운 마음으로 반도체와 매우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주 타겟으로, 쉽게 써 내려 갈 수 있는 소프트한 내용부터 다루기로 했다.
지금 이 글이 바로 그 결심의 첫 걸음이라는 것!
한국의 반도체 산업하면 제일 먼저 머리 속을 스치는 양대 기업.
단연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삼성전자의 오랜 라이벌로 국민들에게 인식된 대만의 TSMC와 그에 견줄만큼 잘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화웨이의 하이실리콘이 있다.
그리고 태평양 건너 미국으로 가면 AMD, NVIDIA, Intel이 삼국지를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전세계에는 정말 수많은 반도체 업체들이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반도체 회사라고 다~ 같은 반도체 회사가 아니라는 점!
한 마디로 말하자면,
건물을 짓는다고 할 때, 도면을 그리는 이와 빌딩을 도면에 따라 짓는 이로 나뉘듯이,
반도체 업계도 그러한 다른 분야가 존재한다!
반도체 회사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뉠 수 있고, 앞선 건설업의 비유와 직접 대응될 수 있다.
도면을 그리는 사람 → 반도체를 설계하는 업체 (Fabless: 팹리스)
건물을 짓는 사람 → 반도체를 제조하는 업체 (Foundry: 파운드리)
사실 그 어원을 따져보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Fabrication의 뜻은 제조, 제작, 조립이라는 명사로 이것의 줄임말인, Fab + less(없다.)가 합쳐져
반도체를 제조하는 시설을 갖추지 않은 반도체 업체, 즉 반도체를 설계하기만 하는 업체에 해당한다.
Foundry는 금속 주조 공장에서 비롯된 말로,
주문이 들어온대로 (=팹리스에서 생산을 맡기는대로) 제품을 만드는 것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한 가지 드는 의문, 왜 제품 짜내는 사람 따로 만드는 사람이 따로지?
'그냥 둘 다 하면 안 되나?'
답은 간단하다. 어려우니까 그러는 거다.
위와 같은 업종 분류가 나타나게 된 배경은 바야흐로 80년대,
우후죽순으로 너도나도 반도체에 뛰어들기 시작했을 무렵.
●●●: '여러분들 이거 좀 보세요, 완전 획기적인 반도체를 저희가 구상해 냈습니다.
소비자: 우와 키..킬로바이트를!? 당장 생산하세요! (지갑 열리는 소리)
●●●: '근데 못 만들어요.
소비자: 아니 그게 뭔 뚱딴지 같은 소리야. 거기 기계 있잖아.
●●●: '저희가 가진 거로는 10년 전 거밖에 못 만드는데요.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며 제조 난이도가 올라감에 따라서 대량생산 시설을 짓기 위한 자본의 양이 어마무시 해갔다.
특히나 돈이 없는 신생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설계를 아무리 기똥차게 해도,
그 기똥찬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대량생산 시설을 구축할 돈이 없어서 만들지를 못하는 안구에 습기차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한 기업들은 일본과 미국의 잘 나가는 반도체 업체의 안 쓰는 장비를 빌려 생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대만의 한 현명한 연구원이 회사를 세웠으니,
그것이 바로 TSMC이다.
80년대에 설립된 삼정전자의 메모리사업부가 DRAM 기술혁신과 저가시장 공략으로 강자의 위치에 올랐다면,
80년대에 설립된 TSMC 적재적소에 반도체 생산만을 전담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통하여 강자의 위치에 올랐다.
(물론 대만이 최초의 파운드리 회사라는 것은 아니며 대만 이전에도 파운드리 회사가 존재해왔다.)
여하튼 이러한 맥락을 통해, 설계에 집중하는 팹리스와 생산에 집중하는 파운드리가 나뉘어지게 되었다.
팹리스는 파운드리에게 수주를 맡기는 입장인 고객인 셈이다.
이러한 관계 때문에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회사 간에는 긴밀한 협력 관계가 존재한다.
파운드리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이 있으나, 이는 나중에 반도체 제품의 종류에 대해 얘기할 때 다루기로 하겠다.
물론 신토불이라고 하듯,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설계도 잘하고 생산까지 잘 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이다. (말이 쉬워서 그렇지)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팹리스나 파운드리와 같이 일편향적이지 않고 설계 사업과 생산 사업 둘 다 손을 대고 있는 회사의 유형 또한 존재한다.
우리는 이를, 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종합 반도체 회사)라고 부른다.
아까부터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까지 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는데,
그래서 현재 웬만한 IDM 회사는 대부분 거물 반도체 회사들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반도체 회사에는 크게 3가지 유형이 존재하며 그것은 각각 다음과 같다.
반도체 제품을 설계하는, 팹리스
ex) 퀄컴(미국), 엔비디아,(미국), AMD(미국)
반도체 제품을 팹리스로부터 수주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
ex) TSMC(대만), 글로벌 파운드리(미국), UMC(대만)
반도체 제품의 설계와 생산을 독자적으로 하는, IDM
ex) 인텔(미국), 삼성전자(한국), SK하이닉스(한국)
사실 이 글에서는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3개만을 다뤘지만 사실은 더 분류를 세분화 하면 더 많은 유형으로 회사들이 분류될 수 있다.
그것에 관해서는 삼성전자 블로그에서 상세하게 다루었기에, 추가 정보를 위한 사람들을 위해 URL을 삽입하도록 하겠다.
파운드리? 팹리스? 반도체 생태계 한눈에 보기! – 삼성반도체이야기 (samsungsemiconstory.com)
그럼 오늘의 정보글은 이만!